미국 주 깃발서 '노예제 잔재' 상징 남부연합기 문양 사라진다

입력 2020-06-29 10:12
수정 2020-06-29 10:14

미국 주 깃발에서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자 노예제 잔재라는 비판을 받아온 '남부연합기' 문양이 완전히 사라진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등에 따르면 주 깃발에 남부연합기 문양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미시시피 주 하원은 주 깃발에서 남부연합기 문양은 제거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1표, 반대 23표로 가결했다. 주 상원도 남부연합기 문양을 제거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남부연합기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국가를 결성한 뒤 사용한 깃발을 일컫는다. 미국은 이후 남북전쟁(1861∼1865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졌고 북군의 승리로 노예제를 폐지했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엔 남부군이 사용했던 남부연합기 문양을 일부 사용하는 관행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백인들은 남부연합기를 남부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자존심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흑인이나 민권운동가들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간주한다.

이번 입법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 전 역에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미시시피도 이같은 흐름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기관뿐 아니라 재계 대학 체육단체 등에서도 남부연합기를 차별의 상징물로 보고 퇴출하는 결정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주 깃발에 아직 남부연합기 문양이 남아 있는 곳은 미시시피가 유일한 상태다. 다른 남부 주들은 남부연합기 문양을 포함한 디자인을 모두 제거했다. 미시시피는 주내 일부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깃발을 끌어 내리는데도 유일하게 남부연합기 문양을 고수해온 바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시시피 주민 과반수는 주깃발에서 문양을 유지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영향력 있는 기업과 종교·스포츠 지도자들이 최근 해당 주깃발을 규탄하면서 지난주 조사에서 주민 55%가 깃발을 바꾸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주 상공회의소는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