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민연금, 알리안츠 그룹과 손잡고 아시아 부동산에 2조 8000억원 투자한다

입력 2020-06-29 09:54
수정 2020-06-29 11:31
≪이 기사는 06월29일(09: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아시아 부동산 투자를 위해 알리안츠 그룹과 2조 8000억원 규모의 조인트벤처(JV)펀드를 조성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전략적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글로벌 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우량 투자건 발굴에 나선 것이다.

국민연금은 알리안츠 그룹과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29일 발표했다. 국민연금과 알리안츠 그룹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약 2조 8000억 원(23억 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 펀드를 결성한다. 호주, 싱가포르, 일본, 중국 등과 같은 아시아 주요국 도시의 핵심 부동산 물건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 펀드에 각각 50:50 비율로 참여한다. 펀드는 글로벌 부동산 지역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부각되는 아시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오피스나 물류·주거시설 등에 투자를 목표로 하는 코어(Core) 전략 스타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코어 전략은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핵심 입지에 신용등급이 높은 임차인을 확보하고 있어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연금과 알리안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 지역 내 오피스를 중심으로 코어 자산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시장은 오피스와 리테일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증가하며 가격 하락세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가격 거품이 빠진 우량 물건 중심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가치 상승으로 인한 자본이득을 누릴 수 있는 건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 그룹은 전세계 70여개 국에 진출한 글로벌 최대의 보험사 중 하나다. 운용 규모가 약 990조 원(7400억 유로)에 이른다. 특히 부동산 부문 투자액은 약 99조 원(736억 유로)로, 단일 기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700조원의 자산을 운용 중인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의 9.1%인 63조 3000억원을 해외대체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은 이 가운데 39.1%(24조 7000억원)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2025년까지 현재 13% 수준인 대체투자 비중을 15% 수준으로 늘리고, 현재 30% 수준인 해외 투자 비중도 55%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중기자산배분안을 최근 마련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미주, 유럽 등 안정적인 선진국 위주의 투자와 함께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주요 선진국 및 이머징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등 해외 투자처 다변화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은 공통된 목표를 가진 글로벌 리더 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투자경험을 공유하고 상호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우량 투자기회를 선점해 궁극적으로 기금의 장기적 수익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