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부동산에 돈 몰리나…5월 주택판매량 사상 최대폭 급증

입력 2020-06-29 23:24
수정 2020-06-29 23:48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잠했던 주택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 잠정 주택매매 계약이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미국의 잠정 주택매매가 전월 대비 44.3%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5% 상승을 훨씬 웃돈다. CNBC에 따르면 이번 상승폭은 2001년 NAR이 통계를 발표한 이래 최대치다.

CNBC는 "주택 수요자들이 다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주택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잠정 주택매매는 기존 주택 계약이 체결된 건수를 집계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달 신축 주택 계약건은 전월대비 17% 늘었다. 작년 동기보다는 13%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을 떠나려는 이들이 교외 신규 주택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미국 잠정 주택매매는 전월대비 22%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을 보러 다닌 이들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요즘은 다른 분위기다. CNBC는 "최근엔 수요자가 중개업자와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 가상 투어 등을 통해 집을 둘러보는 사례가 늘었다"며 "일부 수요자들은 들어가본 적도 없는 집을 두고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계약 체결 기준 주택시장 회복세가 엄청나다"며 "미국 주택 수요자들에게 자가 소유 욕구가 꾸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미국에선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해야 하고, 이게 미국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AR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기존 주택 매물은 전년대비 약 19% 줄었다.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주택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달 기준 약 3.20%부터 시작한다. 이달 들어선 3%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달 잠정 주택매매는 전년 동기에 비하면 여전히 5.1% 낮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강할 경우 주택 매입 열기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의 대니얼 헤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남부와 서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경우 시장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