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열풍이 일어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개인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뿐만 아니라 온라인 주식거래 활성화, 초저금리에 따른 자산이동 수요 등이 아시아 전역의 투자자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 개인이 지난 2~4월 온라인 주식거래 계좌를 신규 개설한 건수는 82만 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후 20년 동안 잠잠했던 투자자가 ‘닌자개미’로 거듭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는 올 들어 5월까지 14만6250명이 새로 계좌를 텄는데, 지난해 전체 개설 건수를 웃도는 수치다. 태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신규 개설자 대부분은 청년이었고, 이달 전체 주식 거래량의 49%를 개인이 차지했다. 인도의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3월부터 최근까지 총 180만 개를 기록했다.
아시아 각국 증시가 3월 저점 대비 반등에 성공하면서 개인투자자는 상당한 차익을 거뒀다. 일본 개인 자금이 쏠린 도쿄증권거래소의 마더스시장에 상장한 기술 스타트업 320곳 중 313곳의 주가가 4월 이후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진중한 투자가 주목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퇴직연금 가입자 중 올 들어 4월까지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경우는 1%도 되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등을 경험한 투자자가 코로나19 사태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