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세계 증시가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역사상 유례없는 단기 하락을 겪은 게 불과 3개월 전이다. 각국의 금융·재정정책으로 주가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한 것까지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활동은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한 암울한 상황이고, 미국 몇몇 주에서는 확진자가 또다시 급증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보편적으로 위험자산은 주식, 안전자산은 채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투자자의 의사결정 기준은 각 자산의 기대수익률 및 자산 간 상대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위험자산인 주식과 채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얼마일까.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12개월 예상되는 기업이익으로 추정한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를 대용치로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선행 PER인 12~13배를 적용하면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7.7~8.3%로 추정해볼 수 있다. 채권의 기대수익률은 신용등급, 만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고채 3년이 0.9%, 5년 1.1%, 10년이 1.4% 수준이다.
이 같은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 차이를 일드갭(yield gap)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시장의 일드갭은 6~7% 정도 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미국의 12개월 선행 PER이 25배로 주식 기대수익률 4%, 미국채 5~10년 수익률 0.4~0.7%를 적용해 보면 일드갭은 3.5% 정도 된다.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일드갭이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할 만큼 매력적일까. 필자는 전반적인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해보면 매력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채권의 기대수익률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고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던 다양한 상품의 사고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대체상품도 투자 대안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추정 이익이 저하돼 주식에서 기대하는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오히려 다른 자산 대비 상대적 매력도는 더 높아졌다. 이런 점이 현재의 상승장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확대된 유동성과 다른 자산 대비 주식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등을 고려한다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코로나 이후 사회 및 일상생활 패턴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량 업종·기업을 선별해 투자해야 하는 시점이다.
오경호 <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