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게임 마스터' 필 미컬슨(미국)가 건재함을 과시했다. 함께 경기한 '젊은 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장타쇼를 펼쳤지만 결국 웃은 건 노련함으로 똘똘 뭉친 '반 백살' 미컬슨이었다. 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즈(파70·675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트래블러스챔피언십(총상금 740만달러)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미컬슨은 이날 버디 8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았다. 7언더파 63타를 쳐 중간합계 13언더파 127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 그룹에 1타 앞선 단독 1위다.
투어 통산 44승을 거둔 미컬슨은 올해 만 50세를 넘기면서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PGA투어 잔류를 선언했다. PGA투어 선수들도 아직 미컬슨이 몇 번의 우승을 추가할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다. 4개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US오픈 우승도 그가 풀고 싶은 숙제다. 그는 US오픈을 제외한 메이저대회에서 총 5승을 거뒀으나 US오픈에선 준우승만 6번 했다.
PGA투어에서 만 50세 이상 선수가 우승한 최근 사례는 2015년 윈덤 챔피언십의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 당시 그의 나이는 51세 4개월이었다. 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샘 스니드(미국)다. 그는 1965년 그레이터그린즈버러오픈에서 52세 10개월 나이로 우승했다.
이날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것이 유일한 실수. 미컬슨은 5번홀(파3)부터 버디를 잡더니 이후 버디 7개를 추가하며 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파4)에서는 샷 이글로 이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완벽한 샷으로 버디를 낚아챘다.
미컬슨은 이날 한 조에서 경기한 디섐보, 매킬로이와 비교해서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0야드 가까이 뒤졌으나 노련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미컬슨은 "그들처럼 세게 치려다가 컷 통과도 못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내게 더 맞는 방식으로 버디를 노렸다"고 했다.
윌 고든(미국), 매켄지 휴스(캐나다)가 나란히 12언더파 128타를 적어내 1타 차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킬로이는 9언더파로 마치며 잰더 쇼플리(미국) 등과 공동 4위에서 미컬슨을 추격했다.
노승열(29)과 강성훈(33)이 8언더파 132타 공동 9위로 3라운드에 돌입했다. 임성재(22)는 4언더파 136타 공동 53위로 커트 통과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