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방영 예정인 KBS 새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가 극중 편향적 인물 설정으로 논란을 예고했다.
출사표는 취업 대신 출마를 선택한 취업준비생 구세라와 좌천당한 엘리트 사무관 서공명이 불량 정치인들을 응징하는 오피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25일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인물 소개에 따르면 보수당 인물은 전부 악역으로 설정된 반면 진보당 소속은 대부분 따뜻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로 그려졌다.
드라마에서 애국보수당 심장양은 '갑질 만랩'으로 소개된다. 건설업체 대표 출신으로 각종 관공서에서 위탁 업무를 도맡아 사업을 더욱 키우느라 바쁜 비즈니스맨이다.
애국보수당 장하운은 음주운전, 뺑소니, 도박, 성희롱으로 수차례 걸렸지만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 '무죄보다 깨끗한 무혐의'를 외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애국보수당 시단규는 사립학교 교장 출신으로 도덕, 예의, 윤리를 중시하지만 어디까지나 남에게 엄격하고 나에게는 관대한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봉추산은 월급을 모두 지역 고아원과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본인은 96년식 빨간색 티코를 타고 낡은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닌다.
다같이진보당 양내성은 경찰 출신으로 명예퇴직한 뒤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했다. 본회의 출석률도 좋고 소탈했으며 늘 정의감에 불탔던 구의원이다.
다같이진보당에선 고동찬이란 인물만 다소 부정적으로 그려졌다.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2대째 구의원을 하는 '은수저'로 대세나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박쥐 같은 인물로 설정됐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국민들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이렇게 정치편향적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드라마일 뿐이지만 자칫 시청자에게 진보는 선하고 보수는 악하다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