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재무 여건이 나쁜 기업들을 주로 매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더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최근 개인투자자 주식 매수의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실증분석한 결과 기업의 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악화한 기업의 비중이 시장 포트폴리오 대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종목 보유지분 순증 여부를 조사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무적 타격을 많이 입은 기업의 주식을 개인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인수했다는 것이다. 분석에는 총자본이익률(ROE), 영업이익률, 매출액 증가율,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이 지표로 활용됐다.
업종별로는 주가가 많이 상승한 제약·바이오, 소프트웨어 기업은 개인투자자 보유지분이 평균적으로 감소한 반면, 코로나19 등으로 타격을 입은 항공, 에너지, 여행·레저, 디스플레이·자동차 제조업은 개인투자자 보유지분이 평균적으로 늘었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기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주식의 매수 비중을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이런 행태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위험 분산을 하지 않는 이상 투자위험도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꼬리위험'(tail risk)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아 향후 중장기적인 투자 성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어나는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주식시장 반등과 함께 최근 증가하고 있는 신용융자 매수세는 개인투자자 순매수 금액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며 "향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개인투자자는 신용융자 활용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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