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B증권, ECM시장서 약진…증시 회복 타고 실적 한가득

입력 2020-06-24 17:17
수정 2020-06-24 19:14
≪이 기사는 06월24일(06: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잇달아 실적을 쌓으며 약진하고 있다. 장기간 선두를 질주 중인 채권발행시장(DCM)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IB 부문 출신인 김성현 사장(사진) 취임 이후 목표로 삼은 ‘투자형 IB’에 더욱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한국경제시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들어 이날까지 6건, 1924억원어치 거래를 대표로 주관하며 ECM 부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분기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ECM에서 선전하고 있다. KB증권은 이 기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유상증자, 플레이디와 서울바이오시스 기업공개(IPO) 등을 주관했다. 지금까지 KB증권의 ECM 부문 최고순위는 2014년과 2017년, 지난해 기록한 4위다.

KB증권은 최근에도 기업들의 주식발행 주관사로 잇달아 선정되며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이 증권사는 7~8월 대한항공(1조1587억원)을 비롯해 진원생명과학(764억원), 엘앤에프(574억원) 등의 유상증자 주관을 맡을 예정이다.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는 틈을 타 주식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을 포착해 연이어 실적을 쌓고 있다.

KB증권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전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자본 확충과정에서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 이 증권사 중소·중견기업(SME) 전담조직은 전국 9개 지역에 분포된 기업금융 특화 복합점포인 기업투자금융(CIB)센터를 통해 유동성이 필요한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엘앤에프가 대표적이다. KB증권 대구 CIB센터에서 엘앤에프가 차입금 상환뿐만 아니라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임을 파악하고 유상증자 결정을 이끌어냈다.

IPO 시장에서도 KB증권이 주관을 맡은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올해 첫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제이알글로벌리츠(공모 규모 4500억원)가 다음달 증시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바이오업체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팜과 미코바이오메드, IT부품업체 솔루엠 등 10여개 기업이 하반기 상장을 위해 준비 중이다.

KB증권은 ECM과 함께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어드바이저리(인수합병 자문 및 인수금융) 영역에서도 조금씩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증권사는 최근 폐기물업체인 코엔텍·새한환경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IS동서-E&F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의 인수 자문을 맡았다. 거래규모가 약 5000억원인 이번 인수과정에서 자문뿐만 아니라 인수금융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KB증권은 또한 모회사인 KB금융지주가 현재 진행 중인 2조2650억원 규모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문도 맡으며 대형 거래에 차츰 이름을 올리고 있다.

ECM과 어드바이저리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KB증권은 올 들어 IB 부문에서 한층 균형 잡힌 실적을 내고 있다. 이 증권사가 지난 1분기 IB 부문에서 거둔 순이익은 616억원으로 전년 동기(331억원) 대비 86.1% 증가했다.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등으로 이 기간 순손실 146억원을 낸 상황에서 분전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