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혼인 건수가 1년 전에 비해 22%가량 줄어 역대 4월 중 최저를 기록했다. 올 들어 4월까지 출생아 수도 1년 전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결혼과 출산이 모두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4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 4월 전국 혼인 건수는 1만5670건으로 지난해 4월(2만26건)보다 21.8% 감소했다. 1981년 인구동향 통계를 작성한 이후 4월 혼인 건수로 가장 적었다.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경북(-26.7%)과 대구(-25.4%)의 혼인 감소율이 평균보다 컸다. 이에 비해 세종(-14.5%)과 경기(-15.7%), 서울(-19.6%)에선 감소폭이 작았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 날짜를 미룬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해에 비해 공휴일이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봤다. 올 4월에는 21대 국회의원 선거(15일), 부처님오신날(30일)이 있어 혼인 신고 시점을 늦췄다는 설명이다.
비슷한 이유로 4월 이혼 건수도 9259건으로 1년 전에 비해 2.9% 감소했다. 1~4월 혼인 건수는 7만3956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 줄었다. 같은 기간 이혼 건수는 3만3621건으로 7.9% 줄었다.
출생아 수도 감소세다. 4월 출생아 수는 2만3420명으로 1년 전보다 10.4% 급감했다. 지난해 대비 출생아 수 감소율은 1월(11.6%)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4월 누적 출생아 수는 9만747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 줄었다. 지난해 1~4월 100명이 태어났다면 올 들어 4월까지는 89명만 태어났다는 의미다.
반면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는 늘고 있다. 4월 사망자 수는 2만4628명으로 작년 4월보다 791명(3.3%) 증가했다. 출생아는 줄어드는데 사망자는 늘면서 4월 인구는 1208명 자연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인구 중 거주지를 옮긴 ‘인구이동’ 수는 56만9000명으로 가장 적었던 지난해 5월과 같았다. 정부가 1975년 월별 인구이동 집계를 시작한 이후 2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작년 말부터 증가하던 주택 매매량이 지난달 약간 주춤했고 입주 예정 아파트가 5월에 1년 전보다 25.4% 감소해 인구이동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