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9禁 리포트'? 어떤 내용 담겼길래…

입력 2020-06-24 17:15
수정 2020-06-25 03:04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19금)의 증권회사 리포트가 등장했다. 표지는 온통 빨간색에 ‘19금’ 표시가 적혀 있다. 뒷장에는 ‘이 자료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은 볼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까지 넣었다.

하지만 실제 19금 내용은 아니다. 이 리포트를 작성한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디어·통신을 담당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최근 19금 콘텐츠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19금 관점에서 콘텐츠업계를 봐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신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인기 드라마의 공통점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많고,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등의 장르가 다수라는 점 등을 꼽았다. 또 톱10 작품 중 절반이 넷플릭스 등이 자체 제작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에서도 19금 콘텐츠 인기가 높다. 화제가 됐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와 넷플릭스에서 시즌2까지 나온 좀비물 ‘킹덤’도 19금 딱지가 붙어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인간 수업’은 조건만남 알선이라는 파격적 소재를 다루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스튜디오드래곤의 ‘스위트홈’, 제이콘텐트리의 ‘지금우리학교는’ 등 19금 콘텐츠가 제작될 예정이다.

신 연구원은 19금 콘텐츠를 중심으로 장르가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제작 역량이 높은 드라마 제작사를 주목할 때라고 조언했다. 국내에선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가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고 해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와의 협업 등이 원활한 제작사로 꼽힌다. 그는 킹덤1, 2로 넷플릭스에서 제작 능력을 보여준 에이스토리도 주목해야 할 제작사로 지목했다.

신 연구원은 “19금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현상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 같은 리포트 디자인을 만들었다”며 “넷플릭스가 19금 콘텐츠가 시장에서 통한다는 점을 알고 이런 장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콘텐츠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볼 때”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