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은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병원 장기이식팀은 지난달 혈액형 B형의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A형인 조카의 신장을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을 마쳤다.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은 공여자 적혈구의 항원과 환자 혈장 안의 항체가 응집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매개성 거부 반응으로 인해 높은 의료기술이 요구되는 수술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사구체신염으로 인한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은 A씨(55)는 가족들이 이식 부적합 진단을 받은 데다 혈액형이 맞는 공여자 또한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주 3회씩 혈액투석을 받으며 지내왔다.
신장이식만이 살 길이었던 A씨를 위해 조카 B씨(32)가 나섰다.
병원에서는 외과 김영화(사진 왼쪽) 교수, 신장내과 김석영, 장윤경, 홍유아(사진 오른쪽) 교수, 비뇨기과 육승모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신소영 교수, 영상의학과 김지창 교수로 구성된 장기이식팀이 체계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홍유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공여자가 결정이 됐지만 환자의 A형에 대한 항체역가, 즉 이식 후 거부반응을 예측하는 수치가 1대 32로 비교적 낮았다”며 “의료진은 이식수술 한 달 전 항체 생성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리툭시맙) 주사를 투여하고 이식 전 2차례의 혈장반출술과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시행해 항체역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수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공여자인 조카 B씨는 수술 5일 후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했고 수혜자 역시 신기능을 안정적으로 회복해 수술 2주 뒤에 퇴원했다.
김영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공여자가 부족해 이식 장기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현실에서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집도의 술기 외에도 수술 전 처치와 각종 면역학적 검사 등 진단검사의학을 비롯한 높은 의료기술이 필요하지만 고난도의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