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울린 "누가 노력하래?ㅋㅋ"…인국공 청원 15만 돌파

입력 2020-06-24 10:13
수정 2020-06-25 09:40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비판하는 청와대 청원이 게시 하루 만에 동의자 15만명을 돌파했다. 24일 오전 10시 기준 청원 동의자는 15만1724명이다. 특정 청원에 한 달간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부·청와대 책임자가 답변해야 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1호 사업장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 작업을 이달 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인천공항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은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이 '역차별'이라며 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을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 제하 청원이 게시됐다.

이 청원글 작성자는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며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면서 "이번 전환자 중에는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겐 더 큰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취준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천공항 오픈채팅방 내용에 더욱 분노를 표하고 있다. 정확한 출처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란 제목의 328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대화 내용으로 추정된다.


한 이용자는 오픈채팅방에서 "나 군대 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 정규직으로 들어간다"며 "연봉 5000 소리 질러, 2년 경력 다 인정받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이다. 졸지에 서울대급 됐다"며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금방 하다 그만두려고 했는데 뼈 묻자 이제. 진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직원 돼버리네"라고 했다. 한 이용자는 "떼 써서 동일임금까지 가자"고도 했다.

한 이용자가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뭐가 되냐"고 비판하자 다른 이용자들은 "누가 노력하래?"라며 비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방문했던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무조건 정규직화가 결국 로또 취업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하 의원은 "공동체 질서 근간을 뒤흔든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더 노력하는 청년들이 최소한 노력하지 않은 사람보다는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바로 공정이다. 공정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