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청라지구는 올해 들어 집값이 급속도로 뛰었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인천 서구는 올해 6.33% 상승했다. 상승률이 6%라는 것은 100개 표본 아파트가 작년 말 대비 6% 올랐거나 이 중 60개 아파트가 10% 상승했다는 의미다.
청라지구는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 상태에 빠졌던 지역이다. 이 지역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5~6년 전 청라에 집을 샀어야 했는데….”
그런데 어떤 이는 청라지구의 집값 상승을 1993년부터 예견했다고 한다. 착한부동산연구소의 남관현 소장(사진)의 얘기다. 그는 “청라지구까지 지하철 7호선이 연장되고 9호선·공항철도가 들어서면서 이 지역이 뜨기 시작했다”며 “일부 사람들은 이 계획을 1993년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착한부동산연구소를 찾아가 남 소장에게 부동산 시장에 대해 예측하는 비결을 물었다.
남 소장은 ‘국토종합계획’을 해답으로 내놨다. “정부는 20년 단위로 미리 국토의 미래발전상을 계획해놓죠. 1993년부터 시작된 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 지금 현재의 토지 이용, 도로·철도 등의 개설 목표가 다 담겨 있는 셈이죠. 똑똑한 사람들이 이 계획을 1993년에 이해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당연히 청라지구의 집값이 많이 떨어졌을 때 주택을 사지 않았을까요. 어떤 사람에 한해서는 청라지구에 집을 사서 큰 시세차익을 본 것이 우연이 아닐 수가 있다는 이야기죠.”
도시계획의 ‘마스터 플랜’인 국토종합계획은 10~20년의 기간을 두고 정책 방향을 설정한다. 9개 도와 각 시·군이 수립하는 기본계획의 밑그림이 된다. 도로와 교통, 주택 등 지역별 세부적 계획은 국토종합계획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앞으로 가치가 상승할 부동산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겐 국토종합계획이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다.
“부동산 투자에 앞서 정부의 개발계획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정부는 국토종합계획을 기초로 수도권정비계획·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 등을 구성합니다. 특히 도시기본계획은 인구·토지이용 등에 관한 종합계획으로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계획을 잘 분석하면 앞으로 내가 어느 지역에 투자를 해야할지 알 수 있는 것이죠.”
말은 쉽지만, 일반인들이 이같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개발계획에 참여한 일부만이 수혜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남 소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국토부, 각 도나 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세요. 인터넷 서칭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개발계획이 나올 때마다 뉴스를 통해서도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데요.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2014년 서울시가 ‘2030 서울플랜(서울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당시 기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이 플랜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발표를 진행한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 브리핑에 앞서 ‘저는 서울을 도시계획을 주관하는 국장으로서 팬티만 입고 나머지는 다 보여드렸습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서울의 도시계획의 모든 것이 이 기본계획에 담겨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도시계획을 분석해봤을 때 향후 유망지역은 어디일까. 남 소장은 서울 ‘창동’을 꼽았다.
“서울시가 2003년에 내놓은 ‘202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봅시다. 1개 도심과 5개 부도심 등으로 나뉘어 권역별 다핵분산형으로 집중 개발하는 내용입니다. 이때 5개 부도심으로 용산 청량리·왕십리 상암·수색 영등포 명동 등이 제시됩니다. 10년 후 발표한 2030 서울플랜도 분석해 볼게요. 3도심-7광역으로 명시된 중심지는 용산 청량리·왕십리 창동·상계 상암·수색 마곡 가산대림 잠실 등이 있습니다. 2020 계획에서 11개의 중심지역으로 꼽힌 대림 잠실 마곡 등을 제외하면 어느 지역이 남나요. 바로 창동입니다.
2014년에 이 기본계획을 알고 창동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면 값이 크게 뛰었을 겁니다. 5~6년 전과 비교해 창동지역에 있는 아파트들은 현재 대략 2배 이상 올랐다고 합니다. 1년에 평균 20%가량 오른 것이죠. 이만하면 강남 아파트 집주인들 만큼이나 고수익을 올린 셈이 아닌가요.”
“부동산 투자를 통해 돈을 많이 버셨겠어요”라고 묻자 남 소장은 “그저 부동산시장을 공부하는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토종합계획과 부동산시장의 상관관계를 깨닫기까지 10년 넘게 공부했습니다. 저는 투기꾼이 아닙니다. 큰 돈이 드는 부동산 구입을 한 번 하더라도 공부하고 발품 팔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죠. 부동산 투자를 잘 모르는 무주택자일수록 집을 살 때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 하나 사는데 자산의 대부분이 들어가잖아요. 저는 이들을 위해 제가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패가 적은 투자법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남관현 소장의 국토종합계획 분석법은 다음달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마다 서울 강남 위비즈모임공간 선릉점에서 열리는 '부동산 투자 입문과정'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이 교육과정에선 부동산 관련 행정계획으로 투자처를 찾는 요령을 알려준다. 참가신청은 한경부동산 홈페이지(https://event.hankyung.com/seminar/estate200626/)에서 하면 된다. (02)3277-9986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