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상당수는 저임금 일자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월 100만원 미만을 버는 가구와 300만원 이상을 버는 가구 비중이 함께 증가하면서 양극화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맞벌이 가구의 남녀간 취업시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1인가구 고용현황'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10월 기준) 1인 가구 603만9000가구 중 60.8%인 367만1000가구가 취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는 작년 대비 13만4000가구(3.8%) 증가했지만 분모가 되는 1인 가구 수가 4.3% 늘어 1인 가구 중 취업자 비중은 61.1%에서 60.8%로 낮아졌다.
◆1인 가구 임금, 양극화 가속
직업별로 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가가 81만6000가구(22.2%)로 가장 많았다. 단순노무 종사자(57만5000가구, 15.7%), 사무 종사자(54만5000가구, 14.9%) 순이었다.
취업자중 임금근로자는 전체의 79.3%인 291만2000가구였다. 나머지는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는 비임금 근로자다.
월 200만원 미만을 버는 가구 수는 95만9000가구로 전체의 33.0%를 차지했다. 상당수가 저임금 일자리를 가진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양극화가 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200만원 미만을 버는 가구 중 월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을 버는 가구 수는 62만 가구로 전년 보다 6만8000 가구 감소했다. 비중은 24.6%에서 21.3%로 3.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100만원 미만을 버는 가구는 31만5000가구에서 33만9000가구로 늘었다. 비중은 11.3%에서 11.7%로 소폭 상승했다.
고소득자도 늘었다.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을 버는 가구 비중은 0.3%포인트 증가해 보합세를 띄었고, 300만원 이상을 버는 것으로 집계된 가구 비중은 31.0%로 전년에 비해 2.6%포인트 높아졌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50세 이상 1인 가구의 취업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50~64세 1인가구의 취업자 규모는 94만 가구에서 101만2000가구로 7.6% 늘었다. 65세 이상 1인가구는 38만1000가구에서 42만7000가구로 12.2% 증가했다. 노인 일자리 등 정부 공공사업의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15~39세에선 취업 가구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비중이 일제히 감소했다.
◆맞벌이 가구 소폭 감소...남녀간 취업시간 격차는 더 벌어져
맞벌이 가구 수는 566만2000가구로 전년 대비 0.2%(1만3000가구) 감소했다. 혼인상태의 가구 수가 늘어난 가운데 맞벌이 가구 수가 감소하면서 맞벌이 가구 비중은 46.3%에서 46.0%로 하락했다. 맞벌이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농림어업이었다. 이 업종 종사가구의 83.2%가 맞벌이였다. 가족노동을 모두 투입하는 산업의 특성이 반영됐다.
고학력일수록 맞벌이가 많았다. 맞벌이 가구 중 대졸 이상 가구는 282만8000가구였다. 작년보다 6만1000가구 증가했다. 비중은 48.8%에서 49.9%로 1.1%포인트 늘었다.
남녀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감소했지만 평균 취업시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남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4.8시간에서 44.0시간으로 줄었다. 여자는 39.0시간에서 38.1시간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남녀간 주당 평균 취업시간 차이는 5.8시간에서 5.9시간으로 소폭 증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