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기업들이 여러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에 손길을 뻗쳐야 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후 세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기간산업과 인프라를 담당하며 일상적인 경제 활동을 지원해온 공기업들은 이같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에 나섰다.
코로나발 일자리 위기 극복 지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에 맞춰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일자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71곳과 협업한 지역 주도형 일자리사업인 ‘액화석유(LP)가스 안전지킴이’가 대표적이다. 청년 481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으며 전국 LP가스 시설의 안전성을 높였다. LP가스 안전지킴이는 지난해에만 전국 LP가스 시설 38만75개를 점검했다. 본사에서 인력 채용 및 사업을 총괄한다.
한국중부발전은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K장보고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수 중소기업을 모집해 매년 2회 이상 수출촉진단을 해외시장에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를 통해 1556만달러의 중소기업 제품 수출 성과를 올렸다. 헝가리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각종 수출 계약과 구매의향서 등을 이끌어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차 및 화물연료를 보급해 노후 경유 화물차 운용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고 있다. 2018년 타타대우상용차 등과 함께 LNG 화물차 시범차량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서 LNG 트럭 도입 시범사업을 했다. 부산항만공사 등에서는 LNG 화물차량을 2021년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노후 경유 트럭을 LNG 트럭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끝내고 이를 위한 기술도 개발했다.
온실가스와 가뭄 문제도 해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 뛰어든 공기업도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드라이아이스 및 액체탄산으로 전환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12~13%를 포집해 순도 99.99% 이상의 탄소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기여하고, 관련업계에 탄산가스 원료를 제공해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늘어나는 신선식품 배송에 꼭 필요한 드라이아이스 공급을 크게 확대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코로나19 와중에도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충청지역의 아산호와 삽교호, 대호호를 잇는 농촌 용수이용체계 재편사업을 올해 마무리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산호와 삽교호에 각각 양수장을 건설하고 3개의 담수로를 잇는 12㎞에 달하는 송수관로를 설치 중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내년부터 아산호의 물을 삽교호와 대호호에 하루 각각 33만㎥, 42만㎥를 공급할 수 있다.
한국서부발전도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5%로 높인다는 목표를 내놓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각종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삼양태양광 사업을 통해 마을형 태양광설비를 기증해 연 8000여만원의 수익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주민들과 상생 협력하는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고 있다. 미분양 산업단지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를 돕기 위해 연료전지 사업도 관련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지자체의 고통을 크게 줄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