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기자] 친근한 인상, 또랑또랑한 목소리, 수더분한 성격이 매력적인 배우 안은진. 그는 작년 넷플릭스 ‘킹덤’, OCN ‘타인은 지옥이다’에 이어 올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추민하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언제 어디서나 반가움이 앞서는 그를 bnt가 만났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 그는 추민하를 잇는 대담한 헤어와 메이크업으로 발랄함은 물론 위협적인 카리스마와 대범한 포즈를 뽐내며 색다른 변신을 꾀했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화이트 수트 세트업과 궁극의 레오파드 패턴 드레스, 6월의 꽃 양귀비를 연상케 하는 샛노란 원피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촬영장 모두가 그에게 스며들 수밖에 없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그에게 근황을 묻자 “JTBC 드라마 ‘경우의 수’를 촬영하고 있다. 현재 촬영분에는 내가 나오지 않아 잠시 쉬면서 인터뷰하거나 화보를 찍으며 보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크게 인기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가족과 주변 반응을 물으니 “일하고 집에 들어가면 피곤하고 혼자 있고 싶은 마음에 가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그래도 부모님과 많이 닮아서인지 TV에서 따님 봤다는 지인들 연락을 종종 받는다고 하더라. 왠지 말하고 보니 나쁜 딸인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안은진의 인생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추민하 역은 솔직한 성격을 넘어 개성 넘치는 인물로 그려져 시청자들의 애정 속에서 ‘추민하’와 ‘스며들다’를 더한 ‘추며들다’라는 신조어를 탄생케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그런 재미있는 파생어를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대중들이 정말 똑똑하고 대단하다고 느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후진 없는 직진으로 짝사랑의 정의를 새롭게 쓴 추민하. 일은 곰처럼 하면서 사랑은 들소 같다는 말에 “들소라는 표현 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민하 성격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싫은 마음도 면전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 역시 지체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라며 이어 “고백은 부딪히는 게 답이다. 좋아하는 마음을 혼자 끙끙 앓기보다 차이더라도 속 시원히 고백하는 게 후련하다”라며 추민하다운 고백 팁을 전수했다.
마흔 명 가까이 되는 상당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그 속에서 산부인과 2년 차 전공의를 맡은 그는 조교수 양석형(김대명)과 외과 전공의인 장겨울(신현빈)과 많은 장면을 함께하며 찰떡 호흡을 자랑한 바 있다. 그렇다면 함께 입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를 물으니 “친하지만 함께하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던 채송화(전미도)와 허선빈(하윤경)과 입을 맞춰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그는 시청자뿐 아니라 신원호 감독과 조정석의 총애를 받았다. 두 사람을 사로잡은 본인의 매력 비결이 무엇인가 묻자 “감독님만 알고 계시지 않을까. 나는 그저 대본 받고 하기 바빴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캐릭터를 명확히 설정해두셨고 만들어 놓은 대로 잘 따라가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여서 숟가락만 살짝 얹은 것”이라며 이어 “정석 선배는 나뿐 아니라 모두에게 칭찬을 베푸는 스타일이다. ‘은진아 어떻게 이렇게 연기했어? 깜짝 놀랐어!’라면서 연기 하나하나 기억해놨다가 칭찬해주시는데 후배들 자존감을 높여주는 좋은 선배”라고 언급했다.
기억에 남는 촬영 에피소드가 있는지 물으니 “마지막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스레를 떨면서 떡볶이를 먹는 장면인데 마음은 ‘오늘 촬영이 끝이야’하고 축 처져 있었다. 다시 만날 걸 알면서도 스태프들한테 계속 찡찡거렸다. 집에 오는 내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느낌”이라며 회상했다.
대세 배우임을 방증하듯 다음 작품 JTBC ‘경우의 수’에서 10년째 연애 중인 김영희 역으로 열연을 펼칠 예정인 그. 추민하 이미지가 강해 역할 변신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나 물으니 “민하 캐릭터뿐 아니라 캐릭터마다 부담을 많이 느낀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방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캐릭터가 어떻게 그려지고 비칠지 잘 모르다 보니까. 그래도 요즘 분들은 똑똑하니까 다른 인물로 이입해서 봐주리라 믿는다. JTBC와 tvN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양석형 교수님이 아닌 다른 상대와 커플로 나온다고 해서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또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며 엉뚱하고 사차원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첫 예능 출연에 대해 “촬영 당일 예고 없이 바로 등장해서 더 떨었다. 극도로 긴장하면 말이 많아지고 횡설수설하는데 방송을 보고 왜 저런 말을 했을까 싶었다. 그래도 재미있었고 유재석 선배님이 가까이 있어 너무 신기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음 예능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에 대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어영부영하는 모습을 보고 조심해야겠다 싶으면서도 다른 프로그램은 어떨까 싶은 기대에 양가감정이 들었다. 집 나오는 프로그램은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안 될 테고 재밌는 게 있다면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작년에만 무려 7개의 작품에 참여하며 눈도장을 찍은 안은진. 올해 역시 쉼 없이 달리고 있는데 스트레스는 없는지 물으니 “참여한 작품은 많지만 극 중에서 역할이 안 나올 땐 정말 안 나온다. 그럴 때는 휴식도 취하고 있어 크게 바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스트레스도 없다”라며 이어 “요즘은 코로나로 잘 놀러 가지 못해 공기 맑은 곳을 찾아가는데 등산을 하거나 호수 주변을 한 바퀴 걷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현재의 고민은 무엇인지 묻자 “방영 예정인 JTBC ‘경우의 수’를 잘할 수 있을까 싶은 고민. 물론 현장에서 감독님, 배우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어 안심되면서도 어떻게 보일지 몰라 방심할 수는 없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보통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끼와 재능이 다분한데 겸손한 것은 아닌가 묻자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경험해볼 법한 것들을 다 겪은 것 같다. 성향, 경험 등 내 나이 또래의 중간 부류에 속해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후궁, 실무관, 순경, 전공의 등 다양한 역할 변신을 꾀한 그지만 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존재할 터. 탐나는 캐릭터가 있는지 묻자 “좋은 캐릭터면 탐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작품 속 캐릭터 위치와 별개로 연기하며 느끼는 부분들이 더 많다. 추민하 역도 하면서 좋은 역할인 걸 알게 됐다. 그럼에도 탐나는 역할이 있다면 영화 ‘노트북’, ‘이터널 선샤인’ 같이 사랑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로맨스물의 여자 주인공을 죽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수많은 배우들과 작품을 하다 보면 경쟁심도 생기지만 넘볼 수 없는 연기력에 존경심도 들기 마련. 그의 롤모델을 물으니 “항상 바뀌는 편인데 배우의 삶을 따라가기보다 좋은 연기를 보고 저렇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금 시점에서의 롤모델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할’에 다수 포진되어 있다. 나도 분명 아는 대본인데도 무릎 탁 치게끔 ‘저런 식으로 연기했다고? 대단하다’ 싶은 선배들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먼저 추민하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5개월 후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촬영에 들어갈 것 같은데 석형과 민하의 미래를 먼저 알고 찍을 생각에 기대된다. 팬들을 놀리는 건 아니지만 내년에도 사랑해주시리라 믿고 그동안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권해근
재킷: 레하
헤어: 정샘물 이스트 지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권희선 원장
장소: 모어댄 스튜디오(Moretha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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