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언덕에 걸린 마세라티 승용차를 탈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25일 경기 포천힐스CC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0시즌 여섯 번째 대회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은 ‘한방’이 필요한 대회다. 홀마다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14번홀(파3·156m)에선 이 한방이 더욱 특별해진다. 이곳에서 첫 홀인원을 하면 최고급 승용차인 ‘마세라티 기블리’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차값이 우승상금(1억4000만원)에 버금가는 1억2000만원이다.
올 시즌 열린 다섯 번의 공식대회에서 1억원 넘는 홀인원 부상이 걸린 것은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처음이다. 마세라티 승용차가 부상으로 걸린 것은 대회가 처음 열렸던 2014년. 경기 안산 아일랜드CC에서 개최된 4년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승용차의 주인은 지난해 포천힐스CC로 대회장을 옮긴 첫날 나왔다. 박신영(26)이 티샷한 볼은 그린에 떨어진 뒤 2m가량 굴러 홀 속으로 사라졌다. 박신영은 이 샷 하나로 공동 40위로 거둬들인 상금(455만원)보다 26배나 많은 돈을 벌었다.
마침 올해 KLPGA투어는 그야말로 홀인원 풍년이다. 국내 개막전 KLPGA챔피언십에선 홀인원이 4개나 쏟아졌다. 김초희(28), 유해란(19), 박소혜(23), 김리안(21) 등이 연이어 홀인원을 기록해 2009년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나온 역대 단일 대회 최다 홀인원(5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E1채리티오픈에선 이승현(29), 롯데칸타타오픈에선 한진선(23)과 오경은(20)이 홀인원의 짜릿한 손맛을 봤다. 한국여자오픈에선 강예린(26)의 티샷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5개 대회에서 쏟아진 홀인원 수만 8개. 경기당 1.6개의 홀인원 수는 30개 대회에서 20개의 홀인원이 나온 지난해 투어 평균 0.67개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