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닭갈비 저녁식사' 했나 안했나…계속되는 공방

입력 2020-06-22 20:24
수정 2020-06-22 20:26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는지 여부를 두고 쟁점이 되는 '닭갈비 저녁식사'와 관련해 진실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증인들의 진술이 연달아 수사 단계나 1심 재판 때와 반대로 뒤바뀌면서, 재판부가 직접 '위증'을 경고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22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18차 공판에서는 '드루킹' 김동원씨의 동생 김모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조모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이번 증인신문의 쟁점은 2016년 11월 9일 경공모의 경기도 파주 사무실을 찾아온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과 식사를 했는지였다.

특별검사팀(특검)은 이날 김 지사가 경공모 파주 사무실을 방문해 오후 8시 7분부터 8시 23분 사이 킹크랩 시연을 참관하고 이후 개발을 승인해 댓글 조작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당일 오후 오후 5시 50분 닭갈비를 사와 1시간 가량 식사를 한 뒤 간단한 브리핑만 들었을 뿐 시연을 참관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앞서 1심에서 시연이 있었다고 인정된 시간대에 시연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알리바이'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같이 쟁점으로 떠오른 닭갈비 저녁식사를 했는지의 여부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와 조씨는 돌연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그날 저녁을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날 닭갈비를 먹었다는데, 먹은 기억이 없다"고 증언을 뒤집었다.

앞서 조모씨는 특검 수사와 1심 재판에서 "그날 김 지사와 저녁 식사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씨가 말을 뒤집자 재판부는 기억이 나는데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위증임을 염두에 두라"며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조씨가 먼저 구체적으로 '닭갈비'를 거론한 점, 증언을 앞두고 드루킹의 측근이기도 해던 경공모 회원 윤모 변호사를 선임한 점 등을 직접 추궁하기도 했다.

이들의 신문이 마무리된 후 증인으로 나온 닭갈비집 사장은 앞선 증언과 대치되는 증언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영수증과 관련 "우리 테이블은 2번부터 19번까지 사용하며 25번은 가상의 테이블로 포장이 맞다"고 증언했다.

이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사장이 위증을 했거나, 특검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찾기보다는 한쪽으로 몰고 가려고 무리한 수사 보고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지사 항소심 19차 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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