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으로 변질된 1차 북미정상회담…볼턴 입에 세계가 주목

입력 2020-06-22 12:03
수정 2020-06-22 13:13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최근 논란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 실장은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정 실장의 이 같은 입장을 전날 저녁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에 전달했다.

정 실장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정상들 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사항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이라면서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특히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는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닌 정 실장이라는 주장,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 회동에 문재인 대통령이 동행하려 요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주장 등이 담겼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뒤 정 실장과 회동 내용을 소개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접근 방안에 대해 '문 대통령의 조현병 환자 같은(Schizophrenic) 생각들'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회고록에는 문 대통령이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2019년 6·30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당시 참석을 원했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 이를 원치 않았다는 내용도 담겨있어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회고록은 오는 23일 공식 출간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일부 내용이 공개되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백악관에서 근무하다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지난해 9월 경질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