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매달 새로운 곡을 내며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선보이는 일. 꾸준히 신곡을 들을 수 있다니 리스너들에게는 더없이 즐겁고 반가운 일이지만,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이 같은 창작의 연속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프로듀서 겸 가수 이든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든은 이달 신곡 'SOON'을 발표하며 두 번째 월간 프로젝트 '스타더스트 시즌2'의 시작을 알렸다. 1년 동안 매달 하나씩 새로운 곡을 발표한다는 목표가 담긴 이든의 '스타더스트'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즌1에서는 가수 윤하, HLB, 정인, 베이빌론, 조승연, 마독스, 해이, 신지수, LEEZ, Bibi som, 헬로비너스 앨리스, 소피야, blah 등이 참여해 다채로운 곡들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2의 스타트는 가수 서사무엘이 함께 열었다.
'SOON' 작업 후기를 묻자 이든은 "'스타더스트'는 누군가를 특정해놓고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섭외에 난항이 생길 때가 많다"면서 "서사무엘이 홍대에서 활동할 당시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더라. 너무 궁금해서 제안했는데 흔쾌히 승낙해 줬다. '이래서 사람들이 서사무엘, 서사무엘 하는구나'라고 느낀 작업이었다. 1절과 2절이 이든과 서사무엘로 나뉘었는데 정확히 잘 어우러지게 표현한 게 멋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음악을 대하는 자세나 인간적인 면모 등 서사무엘을 보며 감명받은 순간들이 많았다고. 이든은 "나는 기본적으로 분위기에 젖어서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서사무엘은 신나게 춤을 추면서 재밌게 녹음하는 스타일이더라. 음악에 심취해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했어야 하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면서 "서사무엘에게 같이 커피 한잔 마셔보고 싶다고 했는데 '저랑 커피 마시면 즐거울 거다. 보장하겠다'고 말하더라. 그런 모습들이 되게 멋있는 친구였다. 말하는 것만 봐도 평화롭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이든은 완벽한 프로듀서의 마인드로 '스타더스트'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 스타일에 맞추는 것에는 욕심이 없다. 그건 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안 맞는다. '스타더스트'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아티스트랑 무겁지 않게 작업한다는 취지다. 다른 아티스트를 프로듀싱하는 범주"라면서 "나의 앨범이라기보다는 모두의 앨범이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작업할 때 같이 하는 사람을 더 고려하는 편이다. 그간 아티스트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다루는 걸 위주로 한다. 쾌활하고 대중적인 분들에게는 진솔하고 깊은 감정이 담긴 걸 도전시키고, 우울한 감성을 가진 분들에게는 반대로 밝은 곡을 시킨다"면서 "아티스트들은 자신이 하는 음악이 있지만 그 반대 사이드에 대한 열망이 있다. 하지만 그건 모험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앨범에서 하기는 힘들다. 모험을 원하신다면 '스타더스트'를 기회 삼아 경험해보시고 본인 앨범에 하시라는 의미도 있다"며 웃었다.
'아이돌이 사랑하는 프로듀서'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유명 K팝 그룹의 곡을 다수 프로듀싱한 실력파 프로듀서 이든. 태연하게 1년에 40곡 정도를 낸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그런 이든에게도 월간 프로젝트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스타더스트'의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마음은 어떠하냐고 묻자 이든은 "꿈에도 나온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부담이나 압박감이 엄청 심하다. 그룹 에이티즈 총괄 프로듀싱까지 급박하게 돌아가는 스케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업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정이 틀어지니까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당일에도 작업을 하느라 전날 3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한 이든은 그럼에도 음악 이야기를 하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스타더스트'는 히트가 목적이 아니다. 완주가 목표다. 완주를 했느냐 안 했느냐가 목표다. 내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타더스트'를 하는 이유는 앞서도 말했지만 반대로 이게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스타더스트'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 때까지 해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여러 아티스트와 '스타더스트'를 하면서 발견하는 보람도 상당하다고 했다. 이든은 "모든 분들이 다 인상적이지만 특히 입봉한 친구들이 기억난다. '스타더스트 시즌1'로 4명 정도가 입봉을 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서는 유명해도 메이저 녹음실에서 작업하는 건 처음인 친구들이었다. '이런 녹음실은 처음이다'면서 신기하던 게 잊히지 않는다. 이걸 기회로 삼아 자기의 음악을 했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시즌1 때는 좋은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음악을 정말 잘 하는데 본인들이 그 음악을 릴리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그분들이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도록 같이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월간 프로젝트의 대표주자로는 역시 '월간 윤종신'을 빼놓을 수 없다. 윤종신은 무려 10년째 프로젝트를 지속해오고 있는 중이다. '월간 윤종신'처럼 오래갈 '스타더스트'를 기대해봐도 좋을지 묻자 이든은 웃음을 터트리고는 "선배님은 10년이나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는 편이다. 이걸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시간에 다른 어떤 걸 하겠나 싶다"며 "잠을 줄여서 하는 거다. 시즌이 끝났을 때의 기분이 참 좋다. 한 사람이라도 좋게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계속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시즌을 통해 '스타더스트'가 이든이 하는 프로듀싱 프로젝트라는 걸 잘 인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더 넓고 단단해진 '스타더스트'표 음악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기분 좋은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든은 "시즌1을 겪고 나니 업계에서 조금은 입소문이 난 것 같다. 시즌1때는 섭외가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는 제안을 하면 긍정적으로 받아주시는 분들이 많더라"며 "이전 시즌보다 조금 더 자유롭고 광범위하게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스타더스트 시즌2'는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순간순간 드는 생각이나 느끼는 것들을 디테일한 공정 과정 없이 러프하게 내보냈어요. 그 러프함이 듣는 분들로 하여금 편했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틀어놨을 때 거슬리지 않는 음악이 있는 시즌이었으면 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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