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서 대호가 대표 "프랜차이즈, 목 좋은 곳 고집하던 시대 끝났죠"

입력 2020-06-21 17:19
수정 2020-06-22 00:18
“전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6500여 개 가운데 매년 800여 개가 망하고 새로 생기기를 반복합니다. 20년 넘게 명맥을 잇고 있는 브랜드는 300개도 안 돼요. 결국 통찰력을 갖고 사회 변화에 대비하는 기업만 살아남습니다.”

죽 프랜차이즈 브랜드 ‘죽이야기’를 운영하는 대호가의 임영서 대표(49·사진)는 지난 18일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기업인 조찬 강연에서 “경영자가 노력과 발전을 멈추는 순간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순식간에 쇠퇴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는 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죽이야기의 성장 과정과 함께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맞닥뜨린 업계의 위기 및 대응법을 소개했다.

임 대표는 “죽이야기는 전에 없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2003년 죽이야기를 창업해 17년 만에 가맹점을 전국 430여 개 규모로 늘리고 중국 등 해외에도 70개의 매장을 세운 그였다. 임 대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소규모 죽집들이 배달 앱을 타고 2~3년 만에 무섭게 성장해 17년 동안 쌓은 죽이야기의 아성을 단숨에 넘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사의 패턴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소위 목 좋은 곳을 찾아 인테리어를 근사하게 해놓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임 대표는 죽이야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임 대표는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 문화가 점점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가맹점 확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판단 아래 가정간편식(HMR)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죽에 ‘가치’를 담는 작업 역시 최근 죽이야기가 매진하고 있는 분야다. 임 대표는 “죽이 컨디션 안 좋을 때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피부 관리나 항노화 등 건강을 위해 찾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로 거듭나야 한다”며 “건강이라는 가치를 브랜드에 담기 위해 경기 양평에 휴양시설을 포함한 종합 힐링센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3년 전만 해도 배달 앱의 폭발적 성장을 예견하기 어려웠듯이, 앞으로 2~3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배달 앱 문화가 이어질 것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며 “배달 앱 이후에도 생존·성장하기 위한 가치를 브랜드에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잡지나 현수막에 의존했던 광고 역시 홈페이지→케이블TV→블로그·맘카페→SNS→유튜브 순으로 그 통로를 달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이야기는 1년 전 유튜브에 광고를 시작한 뒤 큰 효과를 봤지만, 올해는 광고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며 “1년만 지나도 기존 방식이 뒤처지는 만큼 경영인은 항상 1년 후, 10년 후 변화를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