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진에 담뱃재 털고 준용씨까지 조롱' 선 넘는 북한 (종합)

입력 2020-06-20 11:22
수정 2020-06-20 13:46

북한이 우리측 자산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데 이어 대남 비방 삐라(전단)를 대량으로 제작한 사실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오전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면서 각지에서 대규모 살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컵을 들고 무엇인가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 쓰레기를 마구 던져넣은 사진도 공개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로 추정되는 인물도 보인다.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대놓고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신은 "출판기관들에서는 북남합의에 담은 온 겨레의 희망과 기대를 2년 세월 요사스러운 말치레로 우롱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들씌울 대적 삐라들을 찍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남관계를 결딴내고 친미사대로 민심의 버림을 받은 남조선 당국의 죄행을 조목조목 적나라하게 성토하는 논고장, 고발장들이 산같이 쌓이고 있다"면서 "각급 대학의 청년 학생들은 북남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죄는 지은 데로 가기 마련이다. 여직껏(여태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받아야 하며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통신은 이날 홈페이지에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대남삐라'를 인쇄·정리하는 현장 사진도 여러장 공개했다.

북한은 앞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입장문을 통해 남측을 향한 대적(對敵) 군사행동 계획을 공개하면서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북한 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강한 어조로 비판한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에 대해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북측의 모든 조치들이 응당한 징벌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라"면서 "민족공동의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남북 문제를 사사건건 외세에게 일러바치고 구걸한 역스러운 행적을 지켜봤다"고 했다.

이어 "남측 당국이 앞에서는 비무장지대 초소철수, 지뢰제거를 연출하고 뒤에서는 외세와 야합한 전쟁연습을 벌였다"면서 "남북 관계 악화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나발들을 걷어치우라"며 대남 압박을 이어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