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모르던 대학생이 '애플 장학생'으로 美 스타트업 취업한 비결은

입력 2020-06-22 09:44
수정 2020-06-22 09:46


코딩 독학으로 애플 장학생에 선발되고 유망한 미국 스타트업 취업까지 성공한 학생들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장학생 신분으로 애플의 개발자대회 'WWDC 2020'에 참가하는 이재성 씨(24)와 김민혁 씨(19) 이야기다.

두 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을 혼자 배웠다.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 다니는 이 씨는 여자친구를 위해서 게임을 개발하면서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애플의 코딩 교육 앱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가 주요 교재였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김 씨도 중학생때 프로그래밍 책을 사서 혼자 익히는 것으로 코딩 공부에 첫 발을 들였다. 유튜브에서 교육 강의를 찾아보며 조금씩 실력을 쌓아갔다.

개발자로서의 경력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한 계기는 지난해 열린 'WWDC 2019'였다. 애플은 350명가량의 장학생을 전세계에서 뽑아 WWDC에 초대하는 '애플 스위프트 학생 공모전'(Swift Student Challenge)을 매년 열고 있다. 두 학생 모두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앱을 개발해 응모했다. 이 씨는 AR·3차원(3D) 환경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는 앱을 제작했고, 김 씨는 AR로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행사에서는 애플의 디자이너,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00명 이상의 개발자가 350명가량의 애플 장학생들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일정 등을 통해서다. WWDC에서 만난 전 세계 학생 개발자들과의 인연도 좋은 자산이 됐다. 김 씨는 "같은 또래의 개발자 동료들을 행사장에서 만나 지금까지도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며 "아이디어도 가끔 공유하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동신 대표가 미국에 차린 채팅 플랫폼 스타트업 센드버드에서 일하고 있다. 센드버드는 지난해에만 1억200만달러(12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다. 두 학생들의 취업도 WWDC가 계기가 됐다. 이 씨는 "WWDC 행사장에서 센드버드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채용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애플의 한국 장학생으로는 총 6명이 선발됐다. 지난해에 비해 4명이 더 늘었다. 이들에게는 22일부터 온라인으로 열리는 WWDC 행사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