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국경지대에서 군인 간 투석전과 난투극이 벌어진 가운데 현장 영상이 공개돼 이목이 쏠린다.
18일(현지시간) 인디아투데이가 공개한 영상에는 지난 9일 중국군과 인도군 수십 명 간 국경 지역에서 충돌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군인들은 해당 지역이 서로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언쟁을 벌이다 몸싸움을 하고 돌까지 던졌다. 일부 중국군은 현장을 증거로 남기려는 듯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수 차례 충돌하며 쌓인 앙금은 결국 15일 히말라야 라닥 국경 갈완 계곡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유혈사태로 확전했다. 양국 군인 600여명이 주먹과 돌, 쇠망치가 오가는 육탄전 끝에 인도군 20여 명이 숨졌고 중국군도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언론은 "중국 인민해방군도 43명이 숨졌다"고 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양국 간의 군사충돌로 사망자가 나온 건 45년 만이다.
중국과 인도는 반세기가 넘도록 정확한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공동 관할하는 실질통제선(LAC)을 암묵적 경계로 삼고 있다. 국경선에 대한 양국의 견해는 180도 엇갈린다. 인도는 영국 식민지였던 시대에 영국이 임의대로 그은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주장하는 데 반해 중국은 영국 침략 이전의 전통적 경계선을 자신들의 국경선으로 주장하는 상황이다.
아슬아슬하게 유지해오던 평화는 최근 중국이 인도 주변국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고, 그에 맞서 인도가 국경 지역에서 대대적인 토목 사업을 벌이면서 깨지고 말았다. 여기에 티베트 망명 정부 문제, 코로나19 발원지 등을 놓고 중국과 인도의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경 지역으로 유혈 사태가 번졌다는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긴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 관영 매체 CCTV는 17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인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관영 매체가 훈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한 것은 인도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도 내부 분위기도 심상찮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군 20여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도 전역에서 반중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시진핑 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며 중국을 비난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영상=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