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7%포인트 차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은 플로리다를 포함한 6개 경합주 모두에서 트럼프보다 우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지난 12~14일 유권자 2408명을 대상으로 한 6개 경합주 조사에서 바이든은 평균 48%의 지지율로 45%에 그친 트럼프를 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3월 조사에선 바이든이 이들 6개 주에서 트럼프에게 모두 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차별 항의 시위 대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까먹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6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101명으로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19%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이들 6개 주를 모두 휩쓸며 전체 선거인단 수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74표 차로 앞섰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이 50%로 43%에 그친 트럼프보다 7%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플로리다에 걸린 대의원은 29명으로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표밭이어서 사실상 플로리다가 최대 격전지다. 바이든은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 나머지 5개 주에선 트럼프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
설상가상으로 공화당 진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인사가 늘어날 조짐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의 바이든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슈퍼팩(제한 없이 선거자금을 모아 쓸 수 있는 특별정치위원회)’이 출범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 캠프 출신들이 우파 팩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엔 부시 행정부 관료들이 주축을 이룬 바이든 지지 슈퍼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 이후 무기력하고 대통령직에 흥미를 잃은 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10~16일 미국 성인 44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지지를 보낸 응답자는 38%로 하원에서 탄핵조사를 시작한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로이터통신은 “지지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