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켓인사이트] KB금융, 칼라일로부터 5000억원 투자 유치

입력 2020-06-18 15:30
≪이 기사는 06월18일(15: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그룹을 주주로 맞는다. 칼라일이 국내 금융그룹에 투자하는 것은 2000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두 번째다. 칼라일은 보험업 진출에 적극적이어서 KB금융과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칼라일그룹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다. 칼라일은 먼저 KB금융지주가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추후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윤 칼라일그룹 한국 대표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칼라일은 KB금융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KB금융의 주주는 9.97%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고, 이어 JP모건체이스은행(지분율 6.40%), 우리사주조합(1.13%), 소액주주 74.49%로 구성돼 있다.

칼라일의 이번 투자는 보험업 투자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칼라일과 KB금융과 지난해 여름부터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의 AIG그룹으로부터 공동 재보험사 포티튜드리를 사들여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국내 보험사들과 공동재보험 관련 협업을 논의 중이다. 현재 KDB생명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국내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와 협업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KB금융이 칼라일을 주주로 맞는 것은 글로벌 투자자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산하에 KB생명, KB손해보험을 보유한데 이어 최근 2조3000억원 규모의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도 마무리했다.

양측은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각각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호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칼라일그룹은 보험업 투자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KB금융 역시 보험업 영역 확장에 적극적이어서 양측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연/정소람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