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부동산 보유액, 일반 국민의 4.8배"

입력 2020-06-18 11:58
수정 2020-06-18 13:11

서울시 구청장 25명의 평균 부동산 보유액은 14억3000만원으로 국민 평균인 3억원보다 4.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장 6명은 두 채 이상 집을 소유한 다주택자로, 한 명은 주택 네 채를 보유하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8일 오전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구청장 전원의 재산과 부동산 재산 보유 실태'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8년 지방선거로 당선된 서울시 전체 25개 자치구 구청장의 신고 재산 총액은 419억원이다. 신고 재산 중 부동산재산은 358억원으로 보유 재산의 85%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14억3000만원으로 국민 평균인 3억원보다 4.8배 많았다.

구청장들의 재산 신고액은 시세보다 낮게 나타났다. 구청장들이 올해 1월 신고한 부동산 재산 액수를 6월 시세로 환산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2017년 5월부터 3년 동안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 재산은 평균 10억8000만원에서 15억9000만원으로 약 47%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구청장 25명 중 18명은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주택자는 7명이다. 주택 소유자 중 6명은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였다. 다주택자 중 2명은 네 채씩, 나머지 4명은 두 채씩 보유했다.

부동산 재산 신고액 1위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으로 전체 재산 신고액 85억원, 부동산 재산 신고액은 76억원에 달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재산 56억원·부동산 70억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재산 37억원·부동산 50억원)은 재산 대비 부동산보유액이 각각 124%, 133%로 높게 나타났다. 경실련 측은 “채무가 반영된 결과”라며 “대출을 통해 투기로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측은 “재산 신고 및 공개를 공시지가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당수 재산은 축소된 것”이라며 “구청장이 챙기는 불로소득도 일부만 공개되거나 감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회 등 실태분석을 확대하고, 정부와 입법부 등에 관련법 개정안 마련과 입법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