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지율, 53.6%로 급락…北 연락사무소 폭파 영향?

입력 2020-06-18 10:39
수정 2020-06-18 11:04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4.6%포인트 급락한 53.6%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다.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사실상 한국에 대한 무력 시위까지 나서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소극적인 대응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5~1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만2598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507명의 응답을 받은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높이 평가한 응답자는 53.6%로 나타났다. 전주 조사보다 4.6%포인트 내린 수치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41.1%로, 같은 기간 4.1%포인트 늘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차이는 12.5%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말폭탄'을 시작으로 북한 옥류관 주방장까지 문 대통령의 비난에 나서는 등 남북 관계가 경색국면에 돌입하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날마다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 긍정평가 비율은 59.3%(부정평가 36.2%)였지만, 주말 사이 북한의 대남 비난이 거세지면서 15일 55.8%(부정평가 39.0%), 16일 55.2%(부정평가 39.3%), 17일 53.5%(부정평가 40.9%)의 지지율 흐름을 보였다. 이러는 동안 청와대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히려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전날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해 "대통령 발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며 비판 수위를 뒤늦게 올린 것도 이 같은 국민 여론의 변화 때문으로 해석된다.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 국민은 51.6%로 나타났다. 반면 공감한다는 응답은 39.2%였다.

이 조사는 17일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