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 심리에 돌입한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첫 전원합의기일을 열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을 심리한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이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사건에 대해 전원합의체 회부결정을 했다.
대법관 12명과 대법원장 등 모두 13명으로 이뤄진 전원합의체는 이날 첫 심리를 진행하면서 △사건의 쟁점은 무엇인지 △원심 판단은 어땠는지 △이 지사 측이 신청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공개변론을 열 것인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직권남용과 '대장동 허위 선거공보물' '검사사칭'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총 4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이 되는 부분은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다. 이 지사는 2012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의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의 혐의로 2018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 토론회에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 있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이 지사는 2002년 방송국 PD의 검사 사칭을 도운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6·13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을 도운 누명을 썼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선거 과정에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수익금이 확보되지 않았는데 "개발이익금 5503억원을 시민 몫으로 환수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이 지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은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된 토론회 발언 부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이를 2부에 배당했으나 대법관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했다. 만약 대법원에서 항소심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에서는 이 지사가 친형 강제입원에 대한 질문을 부인하면서 일부 사실을 숨기고 답변한 것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지사측은 항소심의 판결의 근거가 된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행위'와 '공표'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을 문제삼아 "항소심이 법 해석을 잘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항소심이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유죄판결을 했기 때문에 대법원이 이 부분을 판단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지사측은 또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부당한 양형을 사유로 상고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383조도 위헌심판 제청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에도 부당한 양형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어야 하며, 해당 법은 상고 가능 사유를 제한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대법원이 이 지사의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상고심 심리는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온 뒤에야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시가 공개변론을 요청하고 나온 것도 재판 일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변론이 열리게 되면 이 지사와 검찰 측이 각자의 참고인을 선정하는 등의 준비를 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탓이다.
이같은 사유들로 연내 선고가 불투명해진다면 부담은 이 지사 측에 쏠린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 지사로서는 최대한 빨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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