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으로 계약 포기 물량이 대거 쏟아진 경기도 고양 덕은지구 자이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 3만6000여명이 몰렸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을 강화하는 6·17대책을 발표한 날이었지만,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청약에 여지없이 수요자들이 쏠렸다.
18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무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고양 덕은 'DMC리버파크자이'에는 106가구 모집에 2만1510명 몰려 평균 20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7가구를 모집했던 'DMC리버포레자이'에서는 1만4352명이 신청해 91.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2개 단지에서 263가구 모집에 3만5862명이 몰리게 됐다.
이번에 신청을 받은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에 나온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자격조건이 필요하다보니 '줍줍'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두 단지는 중복으로 무순위 접수가 가능했다.
정부는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강도가 규제카드를 내놨지만, 청약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해석된다. 고양시는 지난해 11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그러나 6·17대책으로 전역이 다시 조정대상지역이 됐다.
정부 또한 청약시장의 과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별다른 추가대책을 내놓을 예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흥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대책으로 청약시장으로 관심이 더 쏠릴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청약시장 관련 별도 대책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청약시장이 가점제 위주고, 무주택자들에게 당첨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며 "청약시장을 과열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시중 실세에 비해서 낮은 가격의 주택이 신규 주택에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신호가 확대된다면 청약시장의 경쟁률은 다소 높아도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안정세가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무순위로 나온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는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임에도 3.3㎡당 분양가가 각각 2583만원, 2630만원으로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같은 택지지구 내에서는 물론 과천 공공택지 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