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대 주담대 눈앞…2년새 이자부담 반으로

입력 2020-06-17 17:32
수정 2020-06-18 01:59
이르면 다음달부터 연 1%대 주택담보대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담대 금리(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바닥을 찍고 있다. 대출 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은 전례 없이 낮아질 전망이다.

다음달까지 하락세 지속될 듯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농협은행은 지난 16일부터 변동형(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계) 주담대 금리를 0.14%포인트 내렸다. 떨어진 금리는 다음달 중순까지 적용된다. 농협은행에서 우대 혜택을 모두 받는 조건으로 변동금리 주담대를 신청한다면 금리는 연 2.13%에 불과하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신규 취급액)는 연 1.06%로 4월(연 1.20%)보다 0.14%포인트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들의 조달비용을 반영한다.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 금융채 등 8개 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예·적금 금리 반영 비중이 80%로 가장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이후 수신금리를 잇따라 내렸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코픽스 금리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주담대 금리는 여기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코픽스 금리 고시 이후에 수신 금리를 낮췄거나 아직 조정을 계획 중인 은행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달 은행 상품 금리 하락분을 반영해 다음달 중순 발표하는 7월 코픽스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은행권 관측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0%로 내렸다. 이후 이달 2일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대부분 은행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주담대(신규 취급액 기준)에 각종 우대 혜택을 적용하면 최저 연 1%대 후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도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 밀어올릴 가능성도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도 금리 하락 추세는 마찬가지다. 고정금리 상품은 금융채(AAA등급 5년물) 가격과 연동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금리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2월 17일 연 1.62%였던 금융채 5년물 민평금리는 이달 16일 연 1.39%로 내렸다. 최근 한은이 ‘양적완화’를 예고하면서 금융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되면서 일반 회사채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은행채에 투자 수요가 몰려 금리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주담대 금리는 연 3%대 후반에 달했다. 만약 연 1%대 후반까지 이 금리가 떨어진다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절반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달리 주택 구매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금을 어느 정도 보유한 고객이라면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아 신규 주택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 만큼 수요 폭증까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