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김대중 대통령 넥타이 차고 호소…돌아온 건 연락사무소 폭파"

입력 2020-06-17 17:26
수정 2020-06-17 17:4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대북 전단 살포 시비는 명분축적을 위한 트집 잡기였음이 확인됐고,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대북 전단만 쫓아 허둥대던 우리 정부의 굴종적인 모습은 웃음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온국민 공부방'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그저께 6.15 기념 축사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사용하셨던 넥타이까지 착용하며 북한에 선의를 호소하고 기대했지만, 넥타이에 대한 대답은 연락사무소 폭파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대통령의 대북한 호소는 불 꺼진 연극무대에서의 초라한 독백이 되어버렸다"면서 "정부가 원칙 있고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북한은 9·19 군사합의 위반은 물론 무력도발의 강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다. 정부의 분명한 입장표명과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대북 전단 살포중단만 하면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폭탄을 터트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침탈한 북한의 잔인무도한 도발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그저 ‘유감’이라고 답했다. 정부 여당의 안이한 인식에 통탄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측의 이런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면서 "북측은 또 우리 측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며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에도 도움 안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판문점 선언' 결실로 탄생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16일 폭파로 개소 1년9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