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를 밝힌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충청 지역의 한 사찰에 칩거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충청도의 한 사찰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성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지시로 전날 주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복귀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앞서 김 위원장과의 통화에서도 "며칠 쉬겠다"고 답했다.
성 의원이 정확한 소재를 물으면서 오후에 찾아가겠다고 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의원은 "현재로선 주 원내대표가 복귀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계속 설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주 원내대표가 아직까지 뜻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주말까지 휴지기를 갖고 국회에 일단 복귀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찰에 머물며 원 구성 전략을 가다듬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유발승(有髮僧·머리를 깎지 않은 승려)으로 불릴 정도로 불심이 깊다. '자우'(慈宇)라는 법명도 있다. 불자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신행모임인 국회 정각회 회장도 지냈고, 지금은 명예회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가 통합당 의원들을 6개 상임위원회에 강제 배정하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면서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