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한 유턴기업 중 국가투자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1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강기윤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이날까지 국내로 돌아온 71개 기업 중 토지 매입 및 설비 투자와 관련해 국가투자보조금을 받은 곳은 10곳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14.1% 수준이다.
이들 기업이 받은 보조금 총액도 토지매입 관련 66억원, 설비투자 관련 149억원 등 모두 215억원에 머물렀다. 연도별로는 2014년 3곳, 2015년 1곳, 2016년 2곳, 2017년 2곳, 2019년 2곳이 보조금을 받았다. 올해는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아직 없다.
정부는 2013년 12월 보조금 지급, 세제 지원 등 혜택을 담은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기업법)’을 제정하고 해외로 나간 한국 기업들의 복귀를 유도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현재까지 80개 기업만이 돌아왔을 뿐이고, 그나마 이 중 9곳은 폐업하거나 유턴을 철회했다.
유턴기업의 보조금 수령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게 ‘상시 고용인원 20명 이상 신규 채용 및 5년간 유지’ 요건이 꼽힌다. 유턴기업 중 유일한 대기업인 현대모비스는 작년 8월 울산에 친환경차 부품 공장을 지었지만 기존 전문연구인력을 전환 배치한 탓에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방투자촉진보조금(국고 최대 100억원)과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유턴기업 지원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에 이달 초 정부는 ‘해외 생산량 50% 이상 감축 후 복귀’라는 유턴기업 조건을 철폐했지만 상시 고용인원 요건은 그대로 유지했다. 유턴기업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내 신규 일자리 창출에 있기 때문이란 게 정부 설명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