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여친 살해 후 마대자루에 버린 20대 커플 오늘 선고공판

입력 2020-06-16 10:43
수정 2020-06-16 10:45

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과 현 여자친구인 여성에 대한 선고 공판이 16일 인천지법 324호에서 열린다.

앞서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4월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한 A씨(28·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시신 유기에 가담한 혐의(사체유기)로 함께 기소된 A씨의 여자친구 B씨(25)에게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 A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B씨와 함께 갈대밭에 시신을 40여일간 방치했다. A씨는 범행을 반성한다고 하지만 범행 후 정황을 보면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는 사건 발생 다음날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3~4개월만 지나면 증거불충분이다. 내가 의심받겠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전 여자친구 C씨(29)를 살해한 뒤 C씨의 휴대전화로 유족에게 문자 메시지까지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마치 C씨가 보낸 것처럼 꾸며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C씨 아버지에게 전송했다.

검찰은 "A씨는 범행 직후 자수를 권유하는 지인에게 '옆에 시체가 있는데 무덤덤하다. 내가 사이코패스 같다'는 말도 했다"면서 "시신 유기 장소를 물색하던 중 경치 좋은 곳에서 셀카를 찍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앞선 재판에서 A씨와 B씨는 검찰 측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는 최후 변론을 통해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며 "제가 범행에 끌어들인 B씨는 너그럽게 선처해달라"고 했다. B씨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께 죄송하다. 죄를 반성하며 살겠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올 1월12일 오전 10시께 서울시 강서구 C씨 주거지에서 C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4일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달 15일 C씨의 시신을 마대자루에 넣어 차량 트렁크에 넣은 뒤 오전2~5시 사이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A씨를 도와 C씨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 2월25일 C씨의 시신이 발견돼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의해 이틀 뒤인 2월27일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C씨와 결별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화가 나 주먹으로 C씨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리고 C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씨와 공모해 함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현재 여자친구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자친구인 A씨가 C씨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도와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 유가족은 이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마니 살인사건 범죄자를 강력 처벌해주세요' 제목의 글을 올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