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매각 위해 물적분할…"내달 본입찰 예정"

입력 2020-06-16 08:47
수정 2020-06-16 08:51

두산건설이 통매각 대신 팔릴 만한 자산만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

두산건설은 16일 건설 부문과 임대사업을 제외한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 주식회사'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했다고 밝혔다. 분할 신설되는 밸류그로스는 두산건설의 자회사가 된다. 지난 12일 이사회를 통해 분할이 결정됐고, 전날 등기가 완료됐다.

밸류그로스로 넘기는 자산은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이다. 분할 후 두산건설은 자산 2조2300억원, 부채 1조7800억원이 된다. 밸류그로스는 자산 2500억원, 부채 800억원이다.

밸류그로스 주식 중 보통주 69.5%는 두산건설이 갖고 종류주식 30.5%는 두산큐벡스에 800억원에 매각한다. 두산큐벡스는 두산건설 레저사업이 분사한 회사다. 춘천 라데나골프클럽 등을 운영하며 두산중공업(36.3%)과 ㈜두산(29.2%) 등 계열사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두산건설은 올해 3월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되며 상장 폐지됐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통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은 남기고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아파트 브랜드인 '두산위브'가 있지만 자산 상태나 업황을 고려하면 매수자가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안팎의 추측이다.

한편 두산건설 매각 본입찰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됐다. 현재 지역기반 건설사인 전략적투자자(SI) 등 3곳 가량의 원매자가 두산건설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미수채권 등 두산건설의 부실자산까지 인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