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40년 만에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내년 4월 25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93회 시상식은 내년 2월 2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계획보다 8주 밀렸다.
AFP통신은 "코로나19로 할리우드 영화 개봉 일정에 큰 혼란이 생기면서 시상식이 연기됐다"며 "올해 개봉된 영화만으로 시상식을 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연기된 것은 역대 네 번째다. AP통신은 시상식을 8개월이나 앞둔 시점에서 연기 결정을 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카데미상 이사회는 시상식 일정을 연기함에 따라 출품작에 대한 자격 심사 기간을 내년 2월 28일까지로 연장했고, 오스카상 후보 작품과 후보 연기자 발표는 내년 3월 15일, 후보자 오찬 행사는 내년 4월 15일로 각각 조정했다.
또 올해 11월 둘째주에 열릴 예정이던 아카데미 공로상 행사인 제12회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를 취소했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 개관 일정은 올해 12월에서 내년 4월 30일까지로 연기했다.
AFP통신은 연기된 내년 4월 시상식이 할리우드 스타들이 직접 참석하는 생방송 형식으로 진행될지, 아니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될 지에 대해선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카데미상 연기와 함께 다른 시상식 일정이 어떻게 될지도 주목된다.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74회 토니상 시상식은 올해 6월 7일로 예정됐으나 무기한 연기됐고, 오스카와 함께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미국 최대의 방송 프로그램 행사인 제72회 에미상은 9월 20일 시상식 개최 일정에 아직 변동이 없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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