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미스터피자·마노핀' MP그룹 경영권 매각

입력 2020-06-16 07:00
≪이 기사는 06월16일(00: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스터피자 등으로 유명한 MP그룹이 경영권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15일 MP그룹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 최대주주 정우현·정순민(각 16.78%) 등은 회사의 경영권을 팔기로 결정하고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MP그룹 보통주(구주) 48.92%(3953만931주)를 팔고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조건이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된다.

매각 측은 오는 24일까지 인수의향서(LOI) 등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인수 적격 후보를 추려 숏리스트를 구성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1990년 서울 이화여대 인근에서 처음 시작한 '미스터피자'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토종 피자 브랜드였다. 2008년 커피와 머핀을 함께 파는 '마노핀'을 런칭하기도 했다. 2009년 반도체 회사 메모리앤테스팅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메모리사업부문은 이후 물적분할 해 매각했다. 2000년에 중국 베이징에 진출했고, 2007년엔 미국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다만 중국 법인은 이미 정리했고 미국 시장에서는 아직 손실을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미스터피자 매장 수는 2018년 기준 직영점 18곳, 가맹점 259곳 총 277곳이다. 마노핀 매장은 직영점 24곳, 가맹점 12곳 총 36곳이고 대부분 서울(32곳)에 매장이 있다.

2017년 정우현 전 대표이사 회장이 150억원 규모 횡령 및 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 사건으로 상장 적격 여부에 대한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2017년 7월14일부터 3년 가까이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두 차례 MP그룹의 상장을 폐지해야 한다고 의결했으나 회사 측에서 번번이 이의를 신청해서 3차례에 걸쳐 각각 1년, 4개월, 8개월씩 개선 기간을 받아냈다. 마지막 개선기간(8개월)을 받은 것은 작년 6월10일로 지난 2월 기간이 종료됐다. 회사는 지난 2월19일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3월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었으나 이행 내역에 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향후 심의를 다시 하자고 결정해 둔 상태다.

지난 3월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본 241억원, 부채 539억원을 기록해 부채비율 223%였다. 2018년 매출액은 1198억원, 작년 매출액은 1099억원으로 매출 규모는 꽤 되는 편이지만 2018년에는 3억7700만원, 작년엔 24억6100만원 등 5개 사업연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된 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영권 매각에 성공해 새 주인의 투자로 회사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상장 폐지 압력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창업 30주년을 맞은 미스터피자는 최근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위한 피자인 '미스터 펫자'를 내놓아 눈길을 끄는 등 외식업계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뷔페 방식의 매장을 공격적으로 도입하는 중이다. 전체 매장 중 100곳 가량을 뷔페 매장으로 바꿨다. 국민들의 인지도가 높고 브랜드 가치도 뛰어나 매각에 관심을 보일 이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MP그룹 경영권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계열사 MP한강(옛 한강인터트레이드)의 주가는 상한가(30.0%)인 988원까지 치솟았다. MP한강은 2015년 MP그룹이 인수한 계열사(지분율 42.93%)로 '키스미' 등 일본 화장품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