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짜양성'은 업무과중 탓…인력 보충 필요"

입력 2020-06-15 18:03
수정 2020-06-15 18:05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위양성'(가짜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른 데 대해 방역당국이 시약 등의 문제가 아닌 검사인력의 피로누적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제한된 인력이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하며 무수한 검체를 취급하는 한계 상황에 달했다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례에 대해 "검사 업무량이 늘어남에 따라 피로도의 누적으로 오류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광주에서 중·고교생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이후 시행된 검사에서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충남 논산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이던 의심 환자 1명이 추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국내 코로나19 누적 검사 인원은 현재까지 약 110만명이며 지난주엔 약 9만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검사기관에서는 검사 담당 인력들의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도록 인력에 대한 보충과 관리도 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진단 검사 자체의 신뢰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평가다. 정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도 진단검사의학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해 검사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검사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검사시약 등 시스템 요인은 전혀 아니다"라며 "양성 검체를 다루고 나서 음성 검체를 처리할 때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오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손에 약간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다음 검체를 처리하면 검체 자체가 오염된다는 것이다.

그는 검사 인력의 업무 과중과 관련, "검사 인원은 100만명을 조금 넘지만 민간의료기관의 검사 건수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208만3750건을 기록했다"면서 "일일 검사 건수도 대구 신천지 관련 사태 때 하루 최고 2만4000건 정도였다면 현재 최고 3만6000건 이상의 검사가 의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번 주 검사 전문 의료기관들에 대한 현장 점검을 통해 검체 관리와 검사과정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