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테스·한미약품…'빛 못본' 실적 유망株

입력 2020-06-15 17:33
수정 2020-06-16 00:4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말 이후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기업은 대부분 주가도 올랐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이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실적 전망치가 개선됐는데 투자자의 주목을 받지 못해 주가 상승폭이 미미하거나 반대로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은데 기대가 커져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가 크게 개선됐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이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월 말 1조2403억원에서 최근 1조5850억원으로 27.8% 개선됐다. 그러나 주가는 3월 말부터 이달 15일까지 1.56% 떨어졌다. 증시에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관련주 가운데 가장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도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0.8% 올랐지만 주가는 1.55% 오르는 데 그쳤다.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이 지연되는 것은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실적 전망치 개선폭 10.5%, 주가 상승률 -2.10%)과 GS홈쇼핑(7.8%, -12.50%)도 사정은 비슷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GS홈쇼핑은 실적이 안정적이지만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한 게 문제”라며 “온라인에서는 쿠팡 등의 급성장세가 지속되고 식품 중심 할인점 온라인몰(쓱닷컴 등)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GS홈쇼핑의 성장률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나빠졌지만 주가는 오른 경우도 많았다. 강원랜드의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월 말 1182억원에서 최근 209억원으로 -82.3% 하락했다. 그러나 주가는 3월 말부터 최근까지 12.66% 올랐다.

실적에서 중후장대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SK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같은 기간 9999억원에서 3110억원으로 68.9% 하락했다. 그러나 주가는 같은 기간 81.49% 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아니라 막연한 기대에 기반한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실적 시즌이 되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주가 흐름도 실적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