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물류센터도 터졌다…'제2 쿠팡' 되나

입력 2020-06-15 17:26
수정 2020-06-16 01:39
서울 장지동에 있는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147명의 확진자를 낸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의 90%,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사례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며 “수도권의 코로나19 유행이 의료기관, 요양원 등 고위험군이 많이 있는 시설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37명 늘어난 1만2121명이다.

신규 확진자 37명 가운데 지역발생은 24명, 해외유입은 13명이다. 지역발생 24명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22명, 충남이 2명이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15일 낮 기준 110명이다. 서울 신림동의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중국동포교회 쉼터, 콜센터, 사업장 등 최소 여덟 곳으로 전파되면서 관련 확진자 수는 169명으로 늘었다. 리치웨이가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용품을 팔아왔기 때문에 고령층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 환자가 증가하면서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외출과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13일 확진된 롯데택배 근무자는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의 남성이다. 그의 부인은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8~9일 물류센터에 출근했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확진자와 같은 날 근무했던 159명은 자가격리됐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중이다.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환자’ 비율도 늘고 있다. 최근 1주일간 깜깜이 환자 비율은 9%다. 정부가 지난달 6일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체계로 전환할 때 기준으로 삼았던 깜깜이 환자 비율 5% 미만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고위험시설 지정 확대, 학원·PC방 전자출입명부 도입 의무화, 사각지대 선제 대응 등 방역 강화 조치를 수도권에 한해 하루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질 때까지 적용할 방침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