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혁에 대한 큰 가닥은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입법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다음달 임기를 마치는 민갑룡 경찰청장(사진)은 15일 그간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마지막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청장이 됐을 때는 경찰이란 조직에 큰 변화와 개혁이 요구되는 시기였다”며 “경찰에 닥친 가장 큰 과제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임 청장 시절 경찰개혁위원회를 발족해 개혁 논의를 시작했고, 도출된 개혁 과제는 취임 후 하나씩 완수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민 청장은 “온 힘을 다해 (개혁을) 한다고 했는데 늘 미련은 남는다”며 “후속 조치가 남았지만 수사권 개혁, 정보경찰 개혁, 경찰대학 개혁 등 경찰 내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어느 정도 취했다”고 했다. 다만 “국회에서 제도적인 부분을 법률로 지정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여성안전기획관을 신설하고, 디지털 성범죄 수사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한 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민 청장은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예방하고 방지했어야 할 경찰로서 죄송함을 금할 수 없다”며 “아동학대 관련 112 신고 대응 수준을 ‘코드3 이상’에서 ‘코드1 이상’으로 상향해 긴급 출동을 하도록 조치했다”고도 했다. 코드1은 최단 시간 내 출동이 필요한 긴급상황으로 간주하고 대응하는 수준이다.
민 청장은 다음달 23일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김창룡 부산지방경찰청장(56·경찰대 4기),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56·경찰대 3기), 장하연 경찰청 차장(54·경찰대 5기) 등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