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치료제인 ‘랄록시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약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용도특허를 보유한 경기도는 이달 말 국내 제약사 중 한 곳을 선정해 특허를 양도할 계획이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시험관 시험을 진행해 랄록시펜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랄록시펜은 골다공증 치료에 쓰이는 성분이다. 골다공증 치료 용도로는 특허가 끝나 국내 40개 제네릭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복합제를 포함해 국내에서 이 성분 치료제는 한 해 200억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한미약품의 라본디 매출이 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케다의 에비스타(14억원), 휴텍스 퀸스타(2억원), 하나제약 랄록시플러스(1억원), 휴온스 에비시펜(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도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후 15억원을 투입해 벌인 연구에서 랄록시펜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올해 4월 경기도의료원, 아주대의료원, 고려대 안산병원 등과 임상시험을 위한 협의체를 꾸렸다. 지난 4일에는 코로나19 등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이 물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용도특허도 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랄록시펜 제네릭 제품을 갖고 있는 경기도 내 제약사를 선정해 특허를 양도할 계획이다. 오는 19일 설명회를 한 뒤 29일 평가위원회를 열고 30일 최종 기업을 선정하는 게 목표다.
제약사 선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8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해 바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골다공증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이면 코로나19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는 이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것은 물론 수출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등에 비해 치료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분석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며 “보건연구원 분석 결과는 다음달 중순께 나올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랄록시펜 성분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는 제약사는 40곳이다. 이 중 경기도에 있는 회사는 30곳 정도다. 대웅제약, 휴온스, 하나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안국뉴팜, 구주제약, 한국피엠지제약, 한국휴텍스제약, 경동제약, 화이트생명과학 등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