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하나둘 3세대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각 회사들은 주력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형태의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전기차를, 폭스바겐은 소형 세단을, GM은 픽업트럭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부터 첫 3세대 전기차(코드명 NE)를 울산 1공장 2라인에서 생산한다. 이 차는 길이가 길고 높이가 낮은 SUV 형태로 만들어진다. 시장에서 쿠페형 SUV 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라고 부르는 차종이다. 차체 길이(4635㎜)와 폭(1890㎜)은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이다. 차체 높이는 1605㎜로 소형 SUV 코나(1565㎜)와 큰 차이가 없다. 내부 공간 규모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는 3000㎜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2900㎜)보다 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만들어 엔진을 넣는 공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현대차가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사진)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450㎞(항속형 기준)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의 코나EV(406㎞)보다 주행거리가 길다. 급속 충전을 하면 15분 만에 약 80%를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준중형 세단 ID.3를 첫 3세대 전기차로 내세운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고, 올해 하반기에 본격 판매를 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이 차는 기본 가격이 3만 유로(약 4000만원) 이하로 책정될 정도로 실용성이 뛰어나다”며 “전기차 대중화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활용한 첫 전기차다. 세부모델에 따라 최대 550㎞를 추가 충전없이 주행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두 번째 3세대 전기차인 ID.4도 공개했다. 이 차량은 소형 SUV 형태다. 폭스바겐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전기차로 전환에 공격적이다. 5년 뒤 폭스바겐이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글로벌 인기 전기차인 볼트EV를 흥행시켰던 GM은 대형 픽업트럭 허머를 전기차로 변환시킬 예정이다. GM의 주 무대인 미국에서 픽업트럭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내년 전용 플랫폼(MEA)을 활용한 첫 전기차 EQS를 내놓을 계획이다. 크기 등은 S클래스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판매 1위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도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은 완성차업체들이 3세대 전기차를 내놓는 첫 해”라며 “첫 모델 승부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