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청약 당첨자들의 평균가점이 61.38점으로 나타났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15년)에 무주택 기한 10년을 채우고 4인 가족을 둔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고가점 57점을 훌쩍 넘었다. 사실상 30대가 서울에서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하기는 불가능한 셈이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1~5월) 전국 청약 당첨자들의 평균 가점(전용 85㎡이상 추첨제, 미달주택형 제외)은 50.87점이었다. 당첨자들의 평균 가점은 최근들어 50점을 웃돌고 있다. 2018년에는 54.35점이었고, 2019년에는 53.47점이었다.
청약가점 50점은 부양 가족수 2명(3인 가족)을 기준으로 무주택기간 10년, 청약통장 가입기간 11년을 유지해야 도달할 수 있는 점수다. 사실상 주요 주택 구매층이라 불리는 3040 수요자들의 청약당첨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데, 서울과 전북은 가점이 60점을 넘었다. 서울은 61.38점, 전북은 60.89점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가와 시세가 벌어지는 분양되는 아파트마다 '로또 청약'이 되고 있다. 수억원대의 차익이 예상되면서 당첨될 수 있는 가점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전북 또한 주요도시들의 집값이 오르면서 시세차익이 수억원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 비규제지역으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다보니 청약에 뛰어드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지역들의 평균 가점도 줄줄이 50점을 넘었다. 오는 8월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강화될 예정인 광역시에서 두드러졌다. △대구 56.38 △전남 54.40 △인천 53.60 등이 50점을 넘었다. 이어 △경기 48.99 △대전 48.04 △부산 47.87 △충북 41.98 △경북 39.57 △충남 39.08 △울산 35.32 △제주 32.74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이나 오피스텔에 신청자들이 몰리고 있다. 최근 GS건설이 진행한 ‘영통 자이’ 무순위 청약은 3가구의 모집물량에 10만1590명이 청약에 나섰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300실 이상의 오피스텔은 총 20개 단지 중 11개 단지가 청약을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와 가격상승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며 청약시장은 과열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청약가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20대와 30대들은 아파트 매매에 직접 나서고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의 매입자 연령대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국 2030세대의 매매거래 건수는 6만7578건으로 전체 연령대(24만3243건)의 27.78%에 달했다. 이는 40대의 매매거래 건수(6만8246건)에 근접한 수치이며, 50대의 매매거래 건수(5만381건)는 앞선 것이다.
전국 광역시도 중 2030세대의 매매거래가 4050세대의 매매거래의 과반수를 넘어서거나 근접한 곳도 많았다. 인천의 경우 2030세대의 매매거래 건수가 4050세대 대비 206%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147%로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활발했다. 이들 지역 외 △부산(74%) △전북(68%) △충남(62%) △세종, 울산(61%) △부산(74%) △제주(59%) △경기(56%) △대구(51%) △광주(50%) △대전(45%) △강원(43%) 등의 지역은 4050세대의 매매거래 건수에 근접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