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성능 높이는 'F전해질'이 효자…영업익 54%↑ 예상

입력 2020-06-14 18:02
수정 2020-06-15 00:44
전기차 등 고성능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성능을 극대화하는 전해액 첨가제는 ‘약방의 감초’가 됐다. 이 분야에서 기술력으로 일본과 중국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기업이 있다.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2차전지 핵심주로 자리잡은 천보다.


천보는 지난 12일 0.11% 오른 9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한 지 16개월 만에 공모가(4만원)의 2.27배에 이르렀다. 주가는 올 3월 코로나19 급락장에서 3만6500원까지 떨어졌다가 급반등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9만7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차전지 소재주 가운데 높은 성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천보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31.3% 늘어난 357억원이다. 내년에는 올해 전망치보다 54.3% 많은 55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천보는 배터리 소재 연간 생산 능력을 지난해 말 660t에서 올해 말 242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천보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F전해질(LiFSI)’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전해액에 첨가해 배터리 성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전해액은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천보의 시작은 2차전지와 무관했다. 2007년 자본금 2억원으로 당시 천보정밀 대표였던 이상율 대표가 창업했다. 천보는 디스플레이 식각액 첨가제인 아미노테트라졸(ATZ)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했다. 독일 업체인 노바셉이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제품이었다. ATZ를 국산화하며 수익성 높은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지금까지 세계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천보는 2010년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각종 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데 핵심인 패터닝 소재(SOH)에 필요한 첨가제를 개발했다. 이 소재도 지금까지 삼성 수요량의 90% 이상을 공급 중이다.

고문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설 효과로 2차전지 소재 수익성이 1분기 기준 55%를 넘겼다”며 “다른 2차전지 업체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도 낮아 주도주가 될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