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해외취업길도 '꽁꽁'…美·日 등 외국인 입국 불허

입력 2020-06-14 17:21
수정 2020-06-15 01:25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A씨(27)는 해외취업을 준비하다가 최근 포기하고 국내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취업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A씨는 “일단 현지 인턴십 등을 위해 J-1 비자(교환연수비자)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입국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포기했다”며 “미국에 있는 친척들과도 얘기해보니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일자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막혔다. 현지 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신규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에 비자 발급 제한까지 더해져 입국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무부가 2, 3, 4단계 여행경보를 내린 지역에 대해 정규 비자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취득할 수 없는 이민 비자와 단기 취업, 학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이민 비자는 발급받을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생 비자로 취업할 수 있는 ‘OPT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정부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명분으로 한국 등 111개 국가로부터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올해 졸업한 B씨(28)는 작년에 일본 기업에 취업해놓고 올 4월 입사를 기다리다 한국에 발이 묶였다. B씨는 “입국 금지만 풀리면 바로 출근할 수 있다고 해 일단 어학 공부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며 “임시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버티고 있는 일본취업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도 연달아 연기, 취소되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JLPT(일본어능력시험)가 취소되면서 일본취업준비생은 12월까지 기다리게 됐다. 2월 말 치러질 예정이었던 독일어능력시험도 연기·취소를 거듭하다가 이달에야 재개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피해 청년들의 실태 파악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해외취업 정보망인 월드잡플러스에 온라인 고충센터를 개설하고 비자 발급이 보류된 청년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