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청약 불패'

입력 2020-06-14 15:07
수정 2020-06-14 15:09
서울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청약이 잇따라 마감되고 있다. 서울은 청약과열지역, 투기과열지구이다 보니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전매제한을 받는다. 청약통장은 필요 없다. 하지만 서울시에 거주해야만 하며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이런 제약에도 저금리인 데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중구에서 분양한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의 도시형생활주택 293가구 모집에 3133명이 신청했다. 2개 군으로 나눠 청약을 받았다. 전용 40~42㎡의 2군 경쟁률이 더 치열했다. 40가구 모집에 1395명이 몰려 34.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거실과 방 1~2개를 갖춘 형태이며 분양가는 7억원대였다. 이 단지는 아파트 281가구, 도시형생활주택 293가구 등 614가구로 구성된다.

중랑구 양원지구 내에 공급된 ‘신내역 시티프라디움’의 오피스텔도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총 943실 모집에 3408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3.6 대 1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방 2개와 거실을 갖춘 전용 59㎡가 포함된 2군에서 최고 경쟁률인 7.57 대 1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부동산에 투자하기가 어렵다 보니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이라도 투자하려는 수요자가 많다”며 “주거가 가능한 방 2개 이상의 경우 갭투자나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집값이 치솟은 데다 대출도 어렵고, 다주택자의 세금도 무거워졌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에 비해 취득세가 낮고, 재산세는 전용 40㎡ 이하의 경우 면제된다. 오피스텔은 취득세가 높은 대신 종합부동산세는 주거용의 경우 6억원 이상부터 과세된다. 이 때문에 그나마 소액투자가 가능한 이들 주택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전세수요가 몰리다 보니 전세가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80.73%로 201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도 전세가율이 79.49%로 높은 편이다. 아파트는 매매가가 높아 갭투자가 어렵지만, 오피스텔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달에도 서울 주요 지역에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예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25~77㎡ 210실 규모다. 방을 3개 갖춘 전용 77㎡의 분양가는 12억원을 웃돈다.

현대건설은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상가 B동을 개발해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을 공급한다. 오피스텔은 954실(전용 20~44㎡)이다. 전용 34~44㎡는 방과 거실이 있는 타입으로 분양가가 4억4900만~6억2960만원 선이다.

쌍용건설은 종로구 구기동 일대에 도시형생활주택인 ‘쌍용 더 플래티넘 종로 구기동’을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82~84㎡, 52가구로 이뤄진다. 대우건설은 마포구 아현동 275의 2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인 ‘아현 푸르지오 클라시티’(239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