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왜 거기서 나와?"…국내최대 주류박람회 간 LG전자

입력 2020-06-14 10:00
수정 2020-06-14 13:03

맥주부터 전통소주, 막거리, 와인, 담금주 등 다양한 주류업계가 총집결한 국내 최대 종합 주류 박람회 '2020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 LG전자가 참석해 이목을 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 참가해 'LG 홈브루' 기능과 사용방법을 업계 임직원들과 일반 고객들에게 소개했다. LG 홈브루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캡슐형 프리미엄 수제 맥주제조기다.

LG 홈브루에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보관·추출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 제조를 자동으로 할 수 있다. 맥주 원료를 캡슐 형태로 기기에 투입해 브루잉(맥주제조)하는 방식이다.

커피와 달리 맥주의 홈 브루잉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브루잉 과정에서 맛이 변질되지 않게 완벽한 세척·소독 과정이 필요한 데다 브루잉 각 재료가 정확한 양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돼야 원하는 도수와 맛과 향의 수제 맥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LG 홈브루는 각 맥주 종류에 맞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압력·시간 등을 실시간 감지하고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을 적용했다. 소비자는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LG 홈브루가 맥주를 제조하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위생관리 기능에도 신경썼다. 온수살균 세척시스템이 맥주를 만들기 전, 만드는 도중, 완성 후에 각각 기기 내부를 세척하고 살균한다. 케어솔루션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는 솔루션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해 내외부 세척, 필터 교체 등 제품을 관리해준다고 LG 관계자는 부연했다.

LG 홈브루로 만들 수 있는 맥주의 종류는 △영국식 페일 에일 △인도식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5종으로 최소 2~3주를 투입해야 5리터의 수제 맥주가 완성된다.

국내에선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가전인 만큼 LG전자는 LG 홈브루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2014년 LG전자 사내 공모전에 당선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LG 홈브루는 5년여간 연구·개발(R&D)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총 2000번 시도를 해 30t 이상 맥주를 버리면서 지금의 LG 홈브루가 완성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LG 홈브루를 지난해 7월 정식 출시했지만 주류 제조업체가 아닌 LG전자로선 당시 주류사업자만 불특정다수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열수 있던 주세법 때문에 제품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출고가가 3백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인데다 이제껏 출시되지 않았던 터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LG 홈브루의 장점을 어필하기 어려웠다.

다만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가 향후 2년간 기존 주세법 규제를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 LG전자에게도 LG 홈브루 시음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후 LG전자는 지난 2월부터 LG베스트샵 지정 매장에서 고객들이 LG 홈브루로 만든 맥주를 마셔볼 수 있도록 하며 적극 알리고 있다. LG베스트샵 강남본점에선 매일 시음행사를 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집에서 즐기는 '홈술'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 보다 많은 고객이 LG 홈브루에서 뽑아낸 맛있는 프리미엄 수제맥주를 직접 맛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